尹신당론·공천 살생부·지지율 정체…與 들쑤시는 총선 불안감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8.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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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는 신평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설'을 제기했지만 대통령실이 강하게 부정하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강제적 정계개편 시나리오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가운데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여당의 현실적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신 변호사는 지난 3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최근 국민의힘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가 국민의힘에 엄청난 공황 상태를 불러올 정도의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도저히 국민의힘은 안 되겠다'고 해서 신당 창당까지 생각하신다는 그런 말을 얼핏 들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신빙성 있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윤 대통령이 내년 총선과 관련해 심각한 고민을 갖고 계신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신 변호사의 이런 신당 시나리오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탈당한 후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2004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강제적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신 변호사는 올해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도 이런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던지는 의미는 대통령이 집권당을 바라보는 시각과 경고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런 신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4일 대통령실은 강하게 부정하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근거 없는 황당무계한 얘기"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에 매진 중이며, 신당 창당의 여력이 있으면 국정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맡은 이후 신평 씨와 국정이나 정치 문제에 대해 그 어떠한 이야기도 나눈 바 없다"며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황당무계한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사실상 경고했다. 국민의힘도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저녁 성명서를 내고 "신 변호사는 국민의힘 여론조사 결과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최소한의 확인도 거치지 않고 잘못된 가짜뉴스가 퍼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신당론은 이번에도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지만 문제는 내년 총선에 대한 불안한 시그널이 이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여권 주요 인사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속칭 '공천 부적격자 리스트'라는 괴문건이 공공연히 돌았다. 이 리스트는 △친유승민·이준석·오세훈계 현역 의원 12명, 전직 의원 13명, 원외 당협위원장 3명, 서울시의회 의원과 대변인 7명 등 35명 △친윤석열계지만 '사회적 물의 및 평판 문제'가 있는 11명, '수사·기소 대상' 2명, 기타 6명 등 19명이 공천 배제 대상이라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누가 봐도 그간 기사를 모아 조잡하게 만든 지라시 문건인 셈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런 걸 누가 믿고 안 믿고를 떠나 당에서 내년 총선 공천 룰이나 이런 것들이 빨리 세팅이 돼서 공개되면 루머가 덜 할 텐데, 총선 준비 속도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좀 더딘 측면이 있다"며 "불안하니 이런저런 소문이 나돌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년 총선 전망을 묻는 사회자에게 국민의힘 100석, 범민주당 계열 180석으로 전망했다. 이 전 대표가 당에서 징계 중인 만큼 현 김기현 체제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실린 예상이지만 여론조사 전망도 다르지 않다.

이날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견제론'이 48%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36%)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각종 헛발질을 하는 가운데도 우리 당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혀 있지 않냐"며 "야당의 헛발질에만 의존해 총선을 치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어차피 이재명 체제 민주당은 연말까지 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민주당은 새로운 구심점이 생기면 변화할 동력이 생길 텐데 국민의힘은 그런 변화와 쇄신이 생길 동력이 어디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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