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인도인” “이집트 이민”… 유튜브 가격 인상에 네티즌 ‘부글’

최혜승 기자 2023. 12. 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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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로고. /연합뉴스

“몇 년 전 한국 구독자들에게 AI스피커를 준다길래 혹 한 적 있는데 안 바꾸길 잘했네요.”

30대 직장인 A씨는 8일 오전 유튜브 프리미엄 국내 가격 인상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 한국 국적의 그는 유튜브에서만큼은 5년 차 ‘명예 인도인’이다. 2019년 인도 국적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에 우회 가입했다는 의미다. 그는 월 189루피짜리 가족 멤버십을 이용하고 있다. 결제 수수료까지 포함해 매달 3050원 안팎의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간다.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국내 구독료가 이날부터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오른다. 한 번에 가격이 약 43% 뛰자, A씨처럼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구독료가 저렴한 국가로 계정을 우회 가입하려는 온라인 망명자들이 늘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국가별로 가격과 정책이 다른데, 구독료가 특히 저렴한 곳으로 꼽히는 나라는 인도, 튀르키예, 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이다. 이 나라들에선 한국과 달리 여러 명이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가족 멤버십도 지원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유튜브 프리미엄 개인 요금제는 월 129루피, 가족 계정 요금제는 월 189루피에 이용할 수 있다. 한화로 2000~3000원 대 가격이다. 이달 들어 구독료가 오른 튀르키예는 57.99~115.99리라 정도로, 한국 돈으로 환산 시 2000~5000원대 가격을 지불하면 된다. 아르헨티나도 최근 프리미엄 구독료를 두 배 가까이 올려 개인 계정은 869페소 가족 계정은 1569페소를 지불해야 하나, 한화로는 3000~6000원대로 여전히 한국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이버 망명도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이들 세 국가로 우회를 시도했다가 막히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크라이나, 이집트, 필리핀 등으로 계정을 우회해 신규 가입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계정 우회 가입은 유튜브 약관에 위배된다. 유튜브 이용 시 초기에는 자동 추천 알고리즘으로 설정한 국가의 노래가 뜨는 등의 불편함도 있다. 다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1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지불할 바엔, 저렴하게 이용하면서 이런 불편함 정도는 감수하겠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네이버 카페 등에선 “명예 이민을 고려해 봐야 하나요” “의리 지키면서 8000원가량 내고 쭉 사용해왔는데 2배 가까이 오르다니 배신감이 든다” “형제의 나라로 가겠다” “이집트로 도망쳐야겠네” “나는 오늘부터 아르헨티나인이다” “양심적 이민을 선언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 국내 가격 인상 소식을 접한 네티즌 반응./ 온라인 커뮤니티

가격 인상을 계기로 프리미엄 구독을 해지하거나, 멜론 등의 국내 음원 플랫폼으로 다시 옮기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유튜브뮤직 이용권을 포함시키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의 유튜브 뮤직 점유율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 8월 기준 음원 앱 사용자(MAU) 순위 분석 결과 멜론이 약 677만 명으로 1위, 유튜브뮤직이 약 604만 명으로 역대 최다 사용자 수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광고 차단 앱, 우회 가입 뚫는 법 등을 문의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는 국내 프리미엄 가격을 이날부터 1만4900원으로 올렸다. 2020년 9월 이후 3년여 만의 인상이다. 신규 회원은 이날부터 1만4900원이 적용된다. 기존 회원은 최소 30일 동안 기존 가격이 유지되고, 다음 결제일부터 인상된 가격을 내야 한다. 다만, 2020년 9월 이전에 구독을 시작한 경우 3개월 후 가격이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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