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는 51조 늘어난 1064조
20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886조4000억원으로 전년(1867조6000억원)보다 18조8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잔액 기준 역대 최대치로 연간 증가 폭도 2022년(4조6000억원)보다 4배 넘게 급증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 결제되지 않은 카드대금 등 판매신용을 합한 지표로 가계가 부담하는 포괄적 빚을 뜻한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768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조4000억원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4분기(-11조2000억원)에는 금리인상의 여파로 가계대출이 줄었으나 2·4분기(8조7000억원)부터 증가해 3·4분기(13조4000억원), 4·4분기(6조5000억원)까지 3분기 연속 증가세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견인했다. 지난해 말 주담대 잔액은 1064조3000억원으로 1년 새 51조원 증가하면서 전년(28조8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4분기(4조4000억원)에는 증가 폭이 다소 작았으나 2·4분기(14조1000억원)부터 다시 늘어나며 3·4분기(17조3000억원)와 4·4분기(15조2000억원)에도 증가 폭이 컸다.
특히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72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8조원 늘어났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부동산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로 주담대 잔액이 지난해 말 기준 105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1000억원 줄었다.
한은은 지난해 가계빚이 잔액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증가 폭이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2022년(-7조원)을 제외하면 가장 작은 수준에 머무른 만큼 최근 둔화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4·4분기의 경우 입주물량이 몰려 집단대출이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영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은 지난 2010년대에 연평균 82조5000억원가량 증가했고, 코로나19 기간인 2020~2022년엔 평균 89조원 증가했다"며 "이와 비교하면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폭(18조4000억원)은 매우 작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