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통사 외국 CPU 퇴출 지시에 인텔·AMD 타격 예상"…격화되는 미중 반도체 패권전쟁

입력
수정2024.04.13. 오전 10:01
기사원문
최경미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이동통신업체들에 외국 반도체 퇴출을 지시함에 따라 미국의 인텔과 AMD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 여파로 인텔과 AMD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사진=인텔)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중국 주요 통신사들에게 2027년까지 외국산 프로세서 사용을 중단하도록 했으며 이로 인해 인텔과 AMD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올 초 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등 중국 3대 국영 이동통신사에 네트워크 핵심 장비인 외국산 프로세서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네트워크 내 외국산 반도체 사용 여부에 대한 점검을 진행한 후 교체 일정을 잡아야 한다.

차이나 모바일과 차이나 텔레콤은 급성장 중인 중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용 서버 수천대를 구매하고 있으며 인텔과 AMD의 주요 고객이다. 서버는 통신망에서 각 기지국의 통신장비를 연결하고 사용자 정보를 보관해서 필수 요소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인텔과 AMD는 서버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한다. 올해는 인텔이 글로벌 시장에서 71%를, AMD는 2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은 반도체 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인텔의 경우 중국이 최대 시장으로 작년 회사 매출의 27%를 차지했다. 인텔의 주요 고객에는 중국에서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업체들도 있다. 2위 시장은 미국이다. 인텔은 지난 1월 내놓은 연례 보고서에서 미중 긴장 고조와 "중국의 자국 반도체 산업 및 공급망 육성 프로그램의 결과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인텔은 작년 매출의 6%인 32억달러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향후 몇 년 동안 이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MD의 경우 지난해 매출의 15%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시행 전인 2022년의 22%에서 감소한 수치다. 

미국이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통신 장비를 금지하고 AMD와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 기업에 인공지능(AI) 칩 등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며 미중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도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산 칩은 품질과 기능 면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화웨이의 하이실리콘과 하이곤 인포메이션 테크놀리지와 중국 기업들과 중국 국립국방기술대학을 비롯한 기관들이 외국산 CPU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중국 통신업체들이 자국산 반도체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10월 차이나 텔레콤은 약 4000대의 AI 서버를 구매했는데 그중 53%는 인텔의 CPU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화웨이의 쿤펑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이전에는 인텔이 훨씬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컨설팅 회사인 EJL 와이어리스 리서치의 얼 럼 창업자는 중국이 향후 몇 년 동안 전 세계 무선 통신 장비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5G(5세대 이동통신)에서 더 빠른 속도의 네트워크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반면 중국 외의 통신 사업자들은 구매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반도체 공급망에서 외국산 업체를 배제하고 현지 제품의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WSJ는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델 테크놀리지 등 미국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업들이 타격을 입었고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정부 기관과 국영 기업들의 인텔 및 AMD 칩이 포함된 개인용컴퓨터(PC) 구매를 사실상 제한하는 조달 지침을 발표했다. 

WSJ의 보도 후 인텔과 AMD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5.16% 급락한 3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AMD는 4.23% 떨어진 163.2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반도체 모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29% 하락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