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국가대표 탈락 책임은 누가 지나?[장윤호의 아무튼]

2021. 7. 4.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손흥민(29 토트넘) 국가 대표 ‘미발탁’ ‘제외’ 혹은 ‘탈락’까지 표현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느낌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결과와 현실은 같다. 2일 파주 축구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된 도쿄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의 훈련에 손흥민은 없다. 3장의 와일드카드 중 에이스가 ‘버린 카드’가 돼 버린 상황이다.

이날 김학범(61) 국가대표 감독은 첫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에 손흥민을 최종 선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감정에 호소하면서 설명했다. 과연 기자들과 축구팬,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 납득을 하는지 궁금하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스타이기 때문에 그의 도쿄 올림픽 출전 여부는 국민적 관심사였고 기대도 컸다. 그러나 국민적 희망은 사라졌다.

사실 소속팀 토트넘의 성적 부진과 감독의 교체, 그리고 새 시즌에 팀을 이끌어야 하는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이 출전 허가를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토트넘이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하면 손흥민의 국가대표 제외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에게 출전 의사를 타진했고 손흥민은 마침내 18명 명단 최종 발표 직전 토트넘의 허락을 얻어 냈다. 그만큼 손흥민의 도쿄올림픽 출전 의지가 마지막까지 간절했던 것이다.

분명 늦기는 했지만 손흥민은 국가대표 명단 발표 직전 김학범 감독에게 출전이 가능하다고 긴급히 연락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결과는 국가대표 제외였다. 손흥민은 감독의 고유 권한으로 인정했고 김학범 감독은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지만 무엇인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김학범 감독이 손흥민을 전력 구상에서 제외했다면 손흥민 측에 보다 즉시 통보해줬어야 마땅하다. 불타오르던 손흥민의 애국심은 스스로 어찌 다스려야 하고 손흥민을 보는 기쁨을 기대하던 국민들은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

김학범 감독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이 짧았던 박지성까지 언급했으나 무리한 비교이다. 손흥민은 기술적으로는 모르지만 체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박지성과 다르다. 박지성과 손흥민은 세계적인 선수들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 선수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김학범 감독이 걱정하고 배려하는 것은 이해 하나 국가대표 감독이 축구 선배이거나 휴머니스트여서는 곤란하다.

의문을 던진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했으나 메달 획득을 하지 못했던 손흥민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현재까지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 김학범 감독은 이번처럼 손흥민의 건강과 선수 생활을 걱정해 도쿄올림픽 대표로 선발하지 않았을까?

손흥민은 자랑스러운 태극 마크를 달았다가 설사 본인에게 어떤 불이익이나 부상이 오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이 감독의 고유 권한인 것처럼 인정하는 분위기인데 정확하게 최종 권한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가지고 있다. 정몽규 회장이 언제 손흥민의 제외를 허락했는지 모르나 어쨌든 정몽규 회장의 결재가 났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이 최종 확정된 것이다.

지난 3월 25일 벤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국가 대표팀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0-3으로 참패한 뒤 다음 날 이례적으로 정몽규 회장이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김학범 감독의 말처럼 성적에 대한 책임을 감독이 혼자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까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김학범 감독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물론 선수 선발 위원회, 그리고 국가대표 감독은 무엇보다도 최상의 전력을 구성할 책임이 있다. 손흥민이 빠진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이 현재 최강의 전력인가?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