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10주기.. 생전 '마지막' 공개 행보는 대형마트 방문

장용석 기자 2021. 12. 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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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15일 김정은과 '광복지구상업중심' 다녀가
"사망 이틀 지나 발표할 때까지 외부 세계에선 몰랐다"
북한 평양 시내 대형마트 '광복지구상업중심' 입구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1년 12월15일 현지 지도한 건물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태권도로드투어 유튜브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17일로 사망 제10주기를 맞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부친)의 생전 '마지막' 공개행보는 수도 평양 시내에 갓 지은 대형마트와 DVD플레이어 생산 공장 방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12월15일 당시 개점을 앞두고 있던 평양 시내 '광복지구상업중심'을 방문한 데 이어, 평양 통일거리에 있는 '하나음악정보센터'와 센터 내 '조선하나전자합영회사'의 생산현장을 둘러봤다.

'광복지구상업중심'은 평양 광복거리에 위치한 북한 최초의 대형마트다. 소식통은 "광복지구상업중심 건물 1~2층은 쇼핑센터, 그리고 3층은 식당과 어린이 놀이터로 돼 있다"며 "'상업중심'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국 자본이 투입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광복지구상업중심'은 당초 2011년 12월 중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김 위원장 사망에 따라 이듬해 1월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김 위원장의 광복지구상업중심 현지지도 사진에선 '후계자' 김 총비서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검은색 선글라스)이 지난 2011년 12월15일 평양 시내 '광복지구상업중심'을 시찰했다. 노란색 원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마틴 윌리엄스 트위터) © 뉴스1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검은색 선글라스)이 지난 2011년 12월15일 평양 시내 '하나음악정보센터' 내 위치해 있던 '조선하나전자합영회사' 생산현장을 시찰했다. 노란색 원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마틴 윌리엄스 트위터) © 뉴스1

그러나 김 위원장이 같은 날 '하나음악정보센터' 관계자 등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엔 김 총비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 대북 관측통은 "당시만 해도 김 총비서의 북한 내 위상이 그리 높진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나음악정보센터'는 김 위원장 지시로 건립된 음악 전문 전자도서관으로서 김 위원장이 소장했던 음반을 비롯한 각종 음악 관련 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내부엔 음악감상실도 설치돼 있다. 또 센터 2층엔 '하나전자합영회사'의 DVD플레이어·노래방 기기 및 관련 콘텐츠 생산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하나전자'는 북한 문화성과 유럽계 투자회사 피닉스커머셜벤처스(PCV)가 '50대 50' 비율의 지분 투자를 통해 2003년 설립한 회사다. 그러나 PCV는 2015년 9월 하나전자와의 관계를 청산한 데 이어, 2016년엔 북한 내 사업 부문을 완전히 철수했다.

김 위원장과 김 총비서의 광복지구상업중심 등 현지지도는 2011년 12월15일 당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튿날 지면에서 관련 소식을 전체 8면 중 4면에 걸쳐 소개했다. 그리고 조선중앙TV는 16~18일 사흘 간 총 7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가 이뤄진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후 평양 방문객들을 통해 광복지구상업중심 입구에 김 위원장 부자가 '2011년 12월15일 현지지도한 건물'이란 표지판이 설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2011년 12월16일자 1~4면 (마틴 윌리엄스 트위터) © 뉴스1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인 2011년 12월17일 오전 8시30분 열차 안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연이은 현지지도에 따른 과로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의 나이 70세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이틀이 지난 12월19일에서도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당시 조선중앙TV는 19일 오전 10시 정규 뉴스를 거른 채 '낮 12시 특별방송'을 예고했고, 이 같은 예고는 그 뒤에도 5차례나 더 진행됐다. 그리고 그날 낮 12시 조선중앙TV엔 검은색 한복 차림의 리춘희 아나운서가 등장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을 이틀이 지나 발표할 때까지 외부 세계에선 아무도 그의 죽음을 몰랐다"며 "북한이 얼마나 폐쇄된 국가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의 발표 이후 "김 위원장의 실제 사망시점은 17일이 아니라 16일"이란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노동신문은 2011년 12월25일자 정론에서 "(16일) 밤이 깊어가는 21시13분, 바로 그 시각 한 일꾼은 장군님(김정일)께서 수표(서명)하신 하나의 문건을 받아 안았다, 양력설을 맞이하는 평양시민들에게 청어와 명태를 공급할 데 대한 문제를 료해(파악)하시고 결론을 주신 문건이었다"며 김 위원장이 16일까진 생존해 있었다고 주장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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