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성능의 100배 망원경, 우주 탄생 비밀 캐러 떠난다
[경향신문]
1996년 개발 시작 ‘우여곡절’
거울 지름만 6.5m ‘세계 최대’
허블과 달리 적외선 감지 특화
150만㎞ 떨어진 우주 공간서
‘빅뱅 직후 생긴 빛’ 포착 기대
인류 역사상 최고 성능을 가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오는 25일 발사된다. 당초 2000년대 후반에 우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 시점이 계속 지연되고, 이번엔 발사장 근처의 나쁜 날씨까지 겹치며 결국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야 우주로 떠나게 됐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허블우주망원경보다 관측 성능이 100배나 좋아 빅뱅 직후 우주 모습을 확인하고, 생명체가 있을 만한 외계 행성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제임스 웹 망원경을 실은 아리안5호 로켓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유럽우주센터에서 25일 오전 9시20~52분(현지시간) 사이에 발사한다고 22일 밝혔다. 한국 시간으로는 25일 오후 9시20~52분 사이다.
NASA가 애초 공지한 발사 시점은 24일이었다. 발사장 주변 고공에서 강한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오면서 발사 시점이 하루 늦춰졌다.
제임스 웹 망원경의 발사 일정 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6년 개발이 시작된 제임스 웹 망원경은 2007년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인 난제가 겹치면서 발사 시점이 계속 뒤로 밀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현장 작업이 제한되면서 개발 일정이 또다시 발목을 잡혔다. 이후에도 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아리안5호 로켓에 제임스 웹 망원경을 싣는 작업 중 진동이 일어나면서 부품에 손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 때문에 발사 일정이 이달 18일에서 22일로 연기됐다. 하지만 발사체와 망원경 간 통신 문제가 생기면서 다시 24일로, 발사장 주변의 나쁜 날씨 때문에 25일로 일정이 재조정된 것이다.
가시밭길을 뚫고 제임스 웹 망원경이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우주 공간에 도착해 임무을 수행하게 된다면 과학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망원경은 열, 즉 적외선을 잡아내는 데 특화됐기 때문이다. 적외선을 포착하면 우주의 먼지 뒤에 숨은 별까지 뚜렷하게 볼 수 있다. 게다가 빛은 먼 거리에서 날아올수록 적외선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장거리 관측 능력도 좋아진다. 과학계가 현재 쓰는 허블망원경은 주로 가시광선을 찍기 때문에 제임스 웹 망원경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우주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탑재된 거울도 크다. 지름이 6.5m에 달하는데, 우주망원경으로는 세계 최대 크기다. 허블망원경의 2.7배에 이른다. 거울이 크면 빛을 모으는 능력이 좋아진다.
과학계에서는 이런 특징을 종합하면 제임스 웹 망원경의 관측 능력이 허블망원경보다 100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임스 웹 망원경이 ‘빅뱅’ 직후, 즉 135억년 전쯤 생긴 빛을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 탄생이 어떤 환경에서 일어났는지 규명할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외계 행성 연구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NASA는 “외계 행성의 대기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게 해 줄 것”이라며 “우주에서 생명체 구성 요소를 발견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웹 망원경 제작에는 총 100억달러(11조9000억원)가 들어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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