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 등 참석을 위해 오는 14일 6박8일 일정으로 순방길에 오른다. 취임 2년차 첫 순방이자 중동 지역 첫 방문이다. 순방 초점은 UAE 원전·방산 세일즈 외교를 비롯해 ‘경제 외교’에 맞춘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최상목 경제수석은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잇따라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순방 계획을 밝혔다. 순방 전체의 키워드를 ‘UAE’, ‘투자유치’, ‘글로벌연대’로 제시해 경제분야 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우선 14일부터 17일까지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 대통령 초청으로 UAE를 국빈 방문한다. 1980년 양국 수교 이후 첫 국빈 방문이다. 김 안보실장은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차원 높은 수준으로 도약시키고자 하는 양국 기대감이 투영된 것”이라며 “중동 지역 첫 방문지로 UAE를 선택한 데는 외교 초점을 경제 활성화와 수출 확대에 맞추려는 윤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UAE 방문을 통해 윤 대통령은 원자력, 에너지, 투자, 방산 등 ‘4대 핵심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경제 외교를 편다는 구상이다. 무함마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국빈오찬과 함께 아크부대 및 바라카 원전 방문, 경제 및 에너지 관련 행사 참석 등이 예정돼 있다. 한국이 수출한 바라카 원전을 직접 찾아 전임 정부 ‘탈원전 정책’ 폐기를 재차 확인하며 원전 수출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10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UAE 국부펀드와의 협력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18~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다보스포럼은 민간 주도 국제경제회의로 올해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한국 대통령 참석은 2014년 이후 9년만이다.

윤 대통령은 19일 다보스 포럼 단독 특별연설에서 연설한다. 공급망 강화,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국제 협력과 연대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라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포럼 전후로 주요국 정상과의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18일에는 국내외 주요 글로벌 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 투자협력 등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참석한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인텔, IBM, 퀄컴, JP모건, 소니, 무바달라 등의 CEO가 함께 한다. 윤 대통령은 이후 취리히 공과대학을 방문해 석학들과 만난 뒤 설 연휴 첫날인 21일 귀국할 예정이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