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뉴스클립, 숲길 거닐고 온천에 스르르…영주에서 ‘느긋한 가을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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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거닐고 온천에 스르르…영주에서 ‘느긋한 가을 맞이’ [ESC]
나는 지금 풍기 온천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 길고 지루한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왔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온천하기에 좋은 계절이 되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의 온천은 처음이다. 여행 작가로 일하며 영주를 여러 번 취재했다. 물론 풍기 온천에 관해 짤막하게 원고를 쓴 적도 있다. 하지만 직접 탕 속에 몸을 담가 본 적은 없다. 여행 작가란 그런 직업이다. 여행을 하지만 여행을 즐길 만한 시간은 늘 부족한 사람이다. 사진을 찍고 취재를 한 후, 빨리 다음 취재지로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는 돌아와 느긋하게 여행한 척하며 원고를 쓰는 것이다.
소백산역~고갯마루 왕복 3시간
방금 죽령 옛길을 걷고 온 참이다. 숲은 떡갈나무와 참나무, 물푸레나무, 신나무, 잣나무로 빽빽했다. 으름덩굴이며 청가시덩굴, 인동덩굴, 칡덩굴, 종덩굴이 그 나무를 끌어안고 있었다. 가을은 숲에도 당도해서, 숲은 달짝지근하고 시큰한 내음으로 가득했다. 나는 소백산역을 출발해 죽령 고갯마루까지 약 2.5㎞를 걸었고, 고개에 도착해 한숨 돌리고 다시 길을 되짚어 출발했던 자리로 돌아왔다. 왕복 3시간이 걸렸다. 걸을 때마다 짙은 나무 냄새가 콧속으로 훅훅 스몄다.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에 안성맞춤인 그 오솔길을 기분 좋게 걸었고, 걷다가 가끔 멈추고서는 숲 속에 깃든 고요를 느꼈다. 번잡하고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숲에서 비로소 만나는 고요. 복잡하고 힘든 생활에서 몇 발짝 떨어져서 느껴보는 고요. 이 온전한 고요를 왕복 5㎞ 동안 즐겼다.
--- 이하생략 ---
https://v.daum.net/v/20231014110504427
나는 지금 풍기 온천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 길고 지루한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왔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온천하기에 좋은 계절이 되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의 온천은 처음이다. 여행 작가로 일하며 영주를 여러 번 취재했다. 물론 풍기 온천에 관해 짤막하게 원고를 쓴 적도 있다. 하지만 직접 탕 속에 몸을 담가 본 적은 없다. 여행 작가란 그런 직업이다. 여행을 하지만 여행을 즐길 만한 시간은 늘 부족한 사람이다. 사진을 찍고 취재를 한 후, 빨리 다음 취재지로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는 돌아와 느긋하게 여행한 척하며 원고를 쓰는 것이다.
소백산역~고갯마루 왕복 3시간
방금 죽령 옛길을 걷고 온 참이다. 숲은 떡갈나무와 참나무, 물푸레나무, 신나무, 잣나무로 빽빽했다. 으름덩굴이며 청가시덩굴, 인동덩굴, 칡덩굴, 종덩굴이 그 나무를 끌어안고 있었다. 가을은 숲에도 당도해서, 숲은 달짝지근하고 시큰한 내음으로 가득했다. 나는 소백산역을 출발해 죽령 고갯마루까지 약 2.5㎞를 걸었고, 고개에 도착해 한숨 돌리고 다시 길을 되짚어 출발했던 자리로 돌아왔다. 왕복 3시간이 걸렸다. 걸을 때마다 짙은 나무 냄새가 콧속으로 훅훅 스몄다.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에 안성맞춤인 그 오솔길을 기분 좋게 걸었고, 걷다가 가끔 멈추고서는 숲 속에 깃든 고요를 느꼈다. 번잡하고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숲에서 비로소 만나는 고요. 복잡하고 힘든 생활에서 몇 발짝 떨어져서 느껴보는 고요. 이 온전한 고요를 왕복 5㎞ 동안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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